【기자수첩】베네수엘라의 '페트로 포퓰리즘'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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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베네수엘라의 '페트로 포퓰리즘'의 교훈
  • 김응일 대기자
  • 승인 2020.06.03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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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강했던 베네수엘라가 이렇게 빨리 망가질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잘 나가던 경제가 10년 만에 망가질 수 있느냐는 게 첫째요, 그런데도 나라를 망친 정치 세력이 계속 집권 중이라는 게 둘째다.

차베스가 경제를 망치고도 장기 집권과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최고의 비결은 바로 포퓰리즘이다. 그는 철저히 민중의 인기에 의지한다.

‘21세기 사회주의’란 그럴듯한 말로 포장했지만 실체는 석유 수익을 복지에 퍼주는 ‘페트로 포퓰리즘’이다.석유 수익을 모두 퍼주기에 쏟아 부었다.

유가 상승으로 베네수엘라는 2000년~2012년 13년간 약 780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직전 13년간(1987년~1999년) 3100억 달러에 비하면 2.5배나 많다. 이 돈을 무상교육, 무상의료, 저소득층 보조금에 쏟아부었다.

지니계수가 1999년 0.498에서 2011년 0.397로 크게 낮아졌다. 당시 라틴 아메리카 18개국 중 0.3%대를 기록한 나라는 베네수엘라뿐이었다. 지니계수 감소율도 주요국 중 최고였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차베스 집권 시절에도 물가상승률이나 살인율·실업률, 유아 사망률 등은 남미 최고 수준, 경제성장률은 남미 주요국 중 꼴찌 수준이었다.
 
2008년 이후 석유값이 급락하자 석유에만 의존했던 경제는 곧바로 파국을 맞았다. GDP 대비 정부지출은 2000년 28%에서 2018년 41%까지 늘었다. 재정수지는 2007년 마이너스로 돌아선 후 해마다 적자 폭이 커졌다. 마두로 집권 후엔 더 나빠졌다. 국가는 파탄, 기아와 범죄 천국이 됐다.
 
김응일 대기자 kpilbo@kp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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